지난해 아프간 피랍 사건으로 불거진 해외 선교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파송 선교사를 꾸준히 늘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각 교단과 선교단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식집계 결과 해외 파송 선교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만7천명을 넘어서 역대 조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WMA가 지난해 10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250여 개 선교단체와 교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교회는 전세계 168개 나라에 모두 1만 7천697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보다 2천8백여 명이 증가한 수치로 한국교회가 해외 선교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교단 가운데는 예장 합동총회가 96개 나라에 1천913명의 선교사를 파송해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예장 통합총회가 1천 3명 감리교가 866명 순복음이 631명 등의 순으로 선교사를 파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선교단체 가운데는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가 79개 나라에 모두 1천486명을 파송해 가장 많은 선교사를 보냈다. 이어 국제대학선교협의회(CMI)가 594명 순복음선교회가 526명 예수전도단이 423명 등의 순으로 파송 선교사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선교사가 가장 많이 파송된 나라는 동북아시아의 A국가로134개 단체에서 모두 3천139명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국에 파송된 선교사가 1천612명 일본이 1천260명 필리핀이 1천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한정국 KWMA 총무는 아프간 피랍 사건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각 교단과 선교단체들이 꾸준히 선교사를 파송했고 또 과거 조사에서 제외됐던 선교사들이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KWMA는 올해도 새로운 선교 모델을 발굴해 선교 사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승삼 KWMA 사무총장은 한국교회가 국제사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2008년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선교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KWMA는 선교사가 많이 파송된 상위 10개 나라 가운데 기독교인이 비교적 많은 일반 선교지역이 무려 6개 나라였다면서 전략적인 선교사 파송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해외 파송 선교사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비해 기독교 박해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는 선교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이다. KWMA는 세계 선교 전문가들과 함께 각 나라마다 몇 명의 선교사가 필요한지 수요를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선교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른바 '타겟 2030운동'으로 불리는 이 선교전략에 따르면 전세계 모든 나라에 복음이 전해지기 위해선 2030년까지 모두 46만여명의 선교사가 필요하다. KWMA는 이 가운데 10만명을 한국교회가 파송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KWMA는 특히 전세계를 복음화 비율에 따라 5개 권역으로 나눠 각 나라마다 파송 목표 인원을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한국교회는 선교사가 가장 많이 필요한 지역으로 구분한 기독교 박해 지역에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선교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WMA에 따르면 복음주의자 비율이 5%에 미치지 못해 선교사를 우선적으로 보내야 할 곳으로 구분한 권역의 경우 2030년까지 27만1천433명의 선교사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한국교회는 5만8천890명을 파송한다는 목표지만 현재는 3천476명을 파송한 데 그치고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앞으로 5만5천414명의 선교사를 추가로 파송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파송 선교사의 안전이 문제가 대두된다. 이 때문에 KWMA는 선교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선교사 위기관리 기구'를 만들었다. 위기관리기구는 각 교회와 선교단체 정부는 물론 법조계와 의료계 등 '위기관리 자문기관'을 두고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KWMA는 이와 함께 각 교회와 선교단체를 대상으로 위기관리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KWMA는 최근 케냐에서 발생한 소요사태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처음으로 가동했으며 여기서 드러난 일부 부족한 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간다는 방침이다. CBS 종교부 최경배 기자 ckbest@cbs.co.kr